포크레인 소리
 글쓴이 : 노닐다부족장
작성일 : 2013-02-20 15:51   조회 : 3,753  

설날을 전후해서 포크레인들이 바짝 부지런을 떤다.
쿠르릉쿠르릉, 위잉...굉음을 울리며 열심히 일을 한다.
우도 천진항 확장공사다.
 
첨엔 자다 놀라 깨어 지진인가...했다.
어떤 땐 밤 11시 넘어서도 일한다.
여행자들이, 이거 무슨 소리죠? 공사하는 건가요?
황당하다는 듯 묻기도 한다.
 
어느 날은 새벽 1시에도 쿠르릉거렸다.
바닷가 공사다 보니, 썰물 때를 이용해 야간 공사를 진행하는 것이다.
오래간만에 내려온 어릴적 친구는 혀를 내둘렀다.
"세계 어디를 가도 새벽에 공사하는 데는 찾기 어렵지...울 나라 사람들 대단하다,대단해!"
 
아름다운 우도 바다에 등장한 저 흉물스런 녀석들이 거슬려 첨엔 시선을 자꾸 피했는데,
이젠 격한 감정 없이 바라볼 수 있다.
'오늘은 볼보, 너 힘 좀 쓰는구나! 영차...오늘은 두산이가 몸살인가? 움직임이 굼뜨네... 쌤쑹, 안녕? 어제도 열심히 일하더니...'
이러면서 포크레인들과 대화를 나누는 수준이 됐다.
 
노닐다부족장, 영적인 능력의 끝은 어디인가...
(여주 신륵사 앞, 남한강 기슭을 파헤치던 포크레인...제주의 강정 바다를 헤집는 포크레인...너희를 잊지 않겠다.)
 
나라의 곳곳을 파헤치는 포크레인들...
문명의 이기를 편안히 누리는 사람들의 친구...
(하지만, 나는 저 포크레인들에 쫓겨 도망가는 꿈을 자주 꾼다...어디로 도망갈 수 있을까? 제주의 동쪽 끝, 우도까지 도망쳐 왔는데... 어머니 한라산이 이 지친, 문명의 부적응자를 안아주실까나...)

현영 13-04-05 23:41
그래요...제가 노닐다에 꽂힌 건...이 무생물을 통해 살아 꿈틀거리는 생명의 느낌을 감지해서였던 것이었어요...오~이 신통함이란...!! ^^